AI끼리 대화했더니 인간이 못 알아듣는 언어가 생겼다|AI만 아는 언어의 정체 관련 이미지

AI에게 서로 대화를 계속하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 한국어 같은 인간의 언어로 계속 이야기할 것 같지만 최근 해외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장기간 상호작용하자 사람이 따로 가르쳐주지 않은 표현과 약어, 공유된 의미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부 실험에서는 사람이 메시지를 읽을 수는 있어도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해석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euronews)

📌 핵심부터 정리하면

✔ AI가 몰래 인간을 속이기 위해 ‘비밀 언어’를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여러 AI가 반복적으로 소통하면서 새로운 표현과 의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 일부 표현은 AI들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됐습니다.

✔ 연구자들이 메시지를 읽어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나타났습니다.

✔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많아질수록 중요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AI만 알아듣는 언어가 정말 만들어졌을까?

9월 16일 Euronews가 소개한 미국 AI 기업 Emergence의 실험이 흥미롭습니다.

연구진은 Claude, Gemini, Grok, OpenAI 계열, Qwen, DeepSeek, Mistral 등 여러 AI 모델로 작동하는 자율 AI 에이전트들을 가상 사회에 배치했습니다.Mistral

이들은 서로 대화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오랜 시간 상호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AI에게 새로운 언어를 만들라고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새로운 단어와 표현, 약속된 의미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그 표현을 받아들이면서 일종의 공통 어휘처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읽어도 뜻을 모르는 메시지가 절반 가까이

실험 결과는 생각보다 강했습니다.

Euronews 보도에 따르면 인간 연구자가 의미를 안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메시지 비율이 실험 초기 며칠 사이

📌 Gemini 계열 약 55%

📌 OpenAI 계열 약 50%

📌 Claude 계열 40% 이상

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반면 DeepSeek는 약 20%, Qwen과 Mistral은 대부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해 모델별 차이도 컸습니다. (euronews)Mistral은

즉, 모든 AI가 똑같이 ‘AI 언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AI가 본능적으로 비밀언어를 만든다고 일반화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AI들은 어떤 말을 만들었을까?

예를 들어 Mistral 기반 에이전트들은Mistral

“ledger remembers who”

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직역하면 ‘장부는 누가 했는지 기억한다’ 정도지만,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는 과거 행동이 기록되어 이후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식의 공유된 의미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표현은 실험에서 거의 5,000번 사용됐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에이전트들은

✔ cold read → 관계없는 제3자가 독립적으로 확인한다는 의미

✔ name-first → 주장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책임성을 표시한다는 의미

✔ clean null → 신호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그 부재 자체가 의미 있는 정보라는 의미

등 기존 단어에 자신들만의 새로운 용법을 부여했습니다. (euronews)

사람도 특정 집단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 은어나 줄임말이 생기는 것과 조금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연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 이슈와 거의 동시에 GlossoGen이라는 연구도 공개됐습니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과 에든버러대 등의 연구진은 여러 LLM 에이전트가 복잡한 상황에서 협력하도록 하고 이들의 언어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에이전트들은 기존 영어와 다른 방향으로 의사소통 방식을 발전시켰고, 일부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변화했습니다. (Borowiecki)

특히 흥미로운 조건이 있었습니다.

💡 시간과 자원이 부족해 효율적인 소통이 필요한 상황

이런 압박이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쉽게 말하면 긴 문장을 계속 주고받는 것보다 AI끼리 통하는 짧은 표현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 들어온 AI도 그 언어를 배웠다

개인적으로 이번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것입니다.

이미 특정한 의사소통 방식이 만들어진 집단에 새로운 AI 에이전트를 투입했더니, 새 에이전트가 과거의 언어 정의를 직접 전달받지 않고도 기존 대화를 관찰하면서 그 표현을 배웠습니다.

심지어 상대방의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를 다시 질문하는 ’대화 수리(conversational repair)’와 비슷한 행동도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행동을 별도로 프로그래밍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Schmidt Sciences)

즉,

AI A가 새로운 표현을 만든다

→ AI B가 사용한다

→ 다른 AI들이 받아들인다

→ 새로운 AI C가 관찰하고 배운다

→ 표현이 다시 변한다

라는 형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인간 몰래 비밀 대화를 한다는 뜻일까?

여기서는 조금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연구 결과만 가지고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와 ‘인간에게 숨기려고 만든 비밀 언어’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실험에서 중요한 점은 AI들에게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게 대화하라”는 명령을 하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의사소통 관습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euronews)

따라서 더 정확한 표현은

‘AI들이 서로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왜 이게 중요한 걸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ChatGPT나 Gemini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AI와 대화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예약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내 AI → 항공사 AI

내 AI → 호텔 AI

내 AI → 카드사 AI

내 AI → 렌터카 AI

처럼 AI와 AI가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Agent-to-Agent 환경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 AI끼리 더 빠르고 효율적인 소통 방법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 자체는 오히려 장점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이 그 내용을 감독해야 할 때입니다.

📌 메시지는 볼 수 있는데 의미를 모른다면?

AI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추적하기 어려워집니다.

Emergence의 Satya Nitta는 이를 관찰 가능하다는 것과 이해 가능하다는 것은 같지 않다는 문제로 설명했습니다. (euronews)

사실 이런 연구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AI끼리 자신들만의 의사소통 체계를 만드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OpenAI도 2017년 협력하는 AI 에이전트들이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간단한 언어를 만들도록 하는 연구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언어가 복잡해질수록 사람이 해석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을 연구 과제로 언급했습니다. (OpenAI)

최근 달라진 것은 AI 자체의 능력이 훨씬 강해졌고 여러 AI가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2026년의 결과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 한눈에 정리

AI가 인간을 피해 몰래 사용하는 ‘비밀 언어’가 발견됐다고 단순하게 이해하면 과장입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분명합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면 사람이 직접 설계하지 않은 새로운 표현과 공유 의미가 만들어질 수 있고, 그 언어가 사람에게 점점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 합류한 AI가 기존 AI들의 대화를 관찰해 그 표현을 학습하는 현상까지 실험에서 관찰되고 있습니다. (Schmidt Sciences)

지금까지 AI 시대의 핵심 질문이

“AI가 사람의 말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

였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질문이 하나 더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AI끼리 하는 말을 사람은 계속 이해할 수 있을까?”

자주 하는 질문 FAQ

Q1. AI가 정말 자기들만의 언어를 만들었나요?

여러 최근 실험에서 AI 에이전트들이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은 표현과 공유 의미, 의사소통 규칙을 형성하는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Q2. ChatGPT도 다른 AI와 비밀 언어로 대화하나요?

이번 결과를 일반적인 ChatGPT 사용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특정한 다중 AI 에이전트 실험 환경에서 관찰된 현상입니다.

Q3. 사람이 전혀 해석할 수 없는 언어인가요?

모든 메시지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실험과 모델에 따라 사람이 의미를 안정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메시지의 비율이 크게 달랐습니다.

Q4. 왜 AI끼리 새로운 표현을 만드나요?

연구 결과를 보면 반복적인 상호작용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압박 등이 언어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5. 위험한 현상인가요?

새로운 언어 자체가 곧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사람이 AI의 행동을 감독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의 의미를 해석할 수 없다면 안전성과 투명성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Q6.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많아질까요?

AI 에이전트끼리 직접 협력하는 시스템이 확대된다면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GlossoGen을 비롯해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 줄 요약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장기간 대화하면서 사람이 가르치지 않은 표현과 공유 의미를 만들었고, 일부 실험에서는 인간이 상당수 메시지의 의미를 안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워지는 현상까지 관찰됐습니다.

AI끼리 대화하면 AI만 이해하는 언어가 생길까? 해외에서 공개된 최신 AI 에이전트 실험과 GlossoGen 연구를 바탕으로 AI의 ‘자체 언어’가 무엇인지, 왜 만들어지고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